(故) 金壽煥(스테파노) 樞機卿님 靈前에 올리옵니다[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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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하올 추기경님 !
오늘 오전에 거행된 추기경님 장례미사를 보면서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라서 이렇게
몇자 올리옵니다.
저는 원래 개신교를 믿다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0년전인 1979년부터 성당을 다니기 시작
하여 그 이듬해 영세를 받게 되었습니다.
영세받은 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며, 1980년 5월 24일 오후 3시 절두산 성당에서 영세를
받았는데,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당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수학여행기간이었는데,공교롭게도 수학여행 마지막 날이 영세
식이 거행되는 날이라, 여러가지 고민끝에 결국 교장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저 혼자 상경하여
영세를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칩니다.
생각하여 보면, 과연 그 당시에 영세를 받지 않았다면, 그 이후 언제 영세를 받게될 지 장담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저의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 개인적인 신앙체험에 의하여 결국은 성직자의 길을 걷기 위해서 가톨릭
신학대학을 입학하게 되니, 이 때가 1982년 3월이었습니다.
입학식 때 추기경님을 뵈었으며, 추기경님을 모신 상태에서 많은 동창들과 함께 입학식 사진
을 찍었던 기억이 지금도 매우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인데, 그동안 영광스럽게도 저의 꿈에서 추기경님을 뵌 기억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추기경님과 대화한 기억도 있으며, 직접 대화한 것은 아니었지만, 추기경님을 꿈
에서 직접 뵌 기억도 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왜 이리도 추기경님 관련 꿈을 꾸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습
니다.
입학식 이후 4학년에 진학하면서 독서직을 받을 때 역시 추기경님을 모시고 단체사진을 찍은
기억이 있으며, 그 이후 추기경님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던 저에게 추기경님을 가까이서 모실 귀중한 기회가 있었으니, 그것은 제가 천주교 군종
병으로 복무할 당시에 성당축성식 행사가 있었는데,거기에 참석하신 추기경님을 보필하는 복
사를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여 보니 바로 그 순간이 제가 추기경님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모실
수 있는 영광스러웠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성직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 독서직을 수여받았지만, 과정을 전부 이수하지 못하여 성직자의
길을 접을 수 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후유증으로 인하여 사실 오랜동안 신앙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매우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추기경님의 선종을 보면서 제 자신이 알게 모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추기경님의 선종 소식을 인터넷을 통하여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왠지 믿어지지
가 않았습니다.
물론 평소에 추기경님이 고령이시기에 늘 건강이 염려가 되기는 하였으나, 이렇게 현실로 다가
오니 실로 착잡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사실 추기경님과의 인연이 또 한가지가 있으니,그것은 저희 아들의 본명이 스테파노라는 것입
니다.
바로 우리 추기경님의 본명이 스테파노이신데, 제가 아들의 본명을 지을 당시의 마음은 아들이
추기경님 같이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에서 스테파노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추기경님의 선종이후 왜 이리 추기경님 관련 기사나 방송을 접하게 되면 제 자신도 모르게 눈물
이 자주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존경하였던 추기경님이지만, 단 한번도 추기경님 관련 칼럼을 쓴 적
이 없었는데 며칠전에 처음으로 추기경님 칼럼을 올린 바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에 수십만의 국민들이 종교를 초월하여 추기경님을 조문하는 것을 보면서 평소에
이 나라의 정신적 지주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으나, 이리도 많은 국민들이 추기경님의 선종
을 애도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습니다.
저 또한 성직자의 길에서 좌절을 겪은 이후 결코 순탄한 삶을 살아 오지 못하였는데, 추기경님이
선종하시기 바로 직전에 남기신 " 감사하라, 서로 사랑하라 " 는 유언을 생각하면서 그동안 그렇
게 살아오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추기경님의 고귀한 가르침을 받들어서 저도 앞으로 매사에 감사
하는 마음과 늘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못하였는데,추기경님의 선종을 계기로 그동안 저의 신앙
생활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뒤돌아 볼 수 있었으며, 저도 앞으로 추기경님의 모습을 본받아 복음
을 말로 만이 아닌 진정 행동으로 증거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추기경님은 선종하시면서 이 몸에게 실로 여러가지 선물을 주시고 하늘나라
에 가셨다는 감사함을 느끼며, 앞으로 추기경님의 생전의 고귀한 가르침을 늘 마음에 새기면서
매순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추기경님 영전에 올립니다.
끝으로 한국천주교회의 최고 지도자이시요 동시에 우리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신 (故)金壽煥(스테파노) 추기경님께서 부디 하늘나라에서 이 나라를 굽어 살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옵니다.
2009. 02. 20(금) 朴 寬 雨(토마스 모어) 拜 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