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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9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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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사업도 성공적이었고, 가족 안에서도 문제가 하나 없었습니다. 그런데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몸에 중병이 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수술만 받으면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수술은 잘 되었지만, 워낙 큰 수술이었기에 회복 기간이 길었습니다. 열정적으로 살던 사람이 누워만 있으니 점점 우울한 마음이 들었고, 병원에서 이제 퇴원해도 된다는 말이 자신을 병원에서 포기한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몸이 분명 예전 같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수술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는 분은 하느님밖에 없습니다. 분명 몸에 무리를 주어 예전 같은 생활을 당연히 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인정하지 못하니, 헛된 기대에서 좌절로 이어진 것입니다.


저 역시 30대의 몸과 지금 50대의 몸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지금을 나의 몸으로 인정해야 50대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30대의 몫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욕심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이는 곧 주님의 섭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데로 이끌어주시는 분이 아니라, 내게 필요한 데로 이끌어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벳자타 못은 가끔 샘물이 솟으며 물이 움직였는데, 이때 천사가 내려와 물을 휘젓는다는 민간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이 흔들릴 때 제일 먼저 들어가 몸을 적시면 어떤 병이든 낫는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병자가 못 주위에 있었겠습니까?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도 이런 이유로 이곳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몸이 불편해서 제일 먼저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남보다 먼저 물속에 들어가기가 불가능한 절망 상태입니다.


이런 안타까운 모습에 예수님께서는 “건강해지고 싶으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못 속에 넣어줄 사람이 없다고 대답하지요. 못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건강해지고 싶은 것이지요. 그러나 원래의 목적 자체를 잊어버렸습니다.


다른 병자의 치유처럼, 병자의 간청을 들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믿음을 요구하셨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이 병자에게 제일 필요한 것을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라고 말씀하실 뿐입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주시는 분이십니다. 병자가 원하는 못에 들어가게 해주는 것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병의 치유를 주십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분명 가장 필요한 것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명언: 나마저 나를 미워한다면 더 이상 누가 날 사랑하겠습니까?(한동일)



빠다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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