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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7일 다해 사순 제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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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보잘것없는 이들 


중학교 때 저도 싫어했지만 저를 싫어했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먼저 저의 형의 담임을 할 때 형을 미워했었고 형에게 심하게 대하셨던 분입니다. 


이제는 그 분이 저의 담임이 되어 저희 집을 방문하고 다음날 전체 반 아이들 앞에서 “너희 집 가정 형편이 완전 바닥이던데?”라고 하셨습니다. 


저희 집의 형편이야 어차피 친구들이 다 알고 있어서 창피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부모님을 욕되게 하는 것 같아 기분이 매우 나빴습니다. 


가족은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를 모욕하는 것이 곧 부모님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가장 작은이들을 모욕하는 것도 하느님을 모욕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로부터 태어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인간의 이기주의로 인해 초래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진이나 해일로 수만 명씩 죽어도 금세 잊히고 추위나 홍수로 수백 명씩 죽어도 또 다른 더 큰 사건에 묻혀버리기 일수입니다.

왜 우리는 자연을 미리 보호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곧 하느님께 대한 불신앙을 나타냄을 깨닫지 못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은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고 하느님께서 만드셔서 우리에게 주셨다면 그만큼 당신의 애정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내가 꽃을 선물했는데, 다음날 그 꽃이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기분 좋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나름대로 갖은 돈을 다 털어 선물을 했지만 그것이 무시당하고 그 선물이 다른 용도로 남용될 때 매우 기분이 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남용되는 것이 아니지만 그 선물에 나의 애정도 함께 들어있기 때문에 결국 같은 것입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온 것이고 인간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세상 어떤 것이든 함부로 대하는 것은 창조주 하느님을 함부로 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밍크코트를 만들 때 털의 부드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밍크가 살아있는 채로 껍질을 벗긴다고 합니다. 


밍크도 하나의 생명입니다. 모든 생명은 다 하느님께로부터 나왔습니다. 


하느님은 생명 자체이십니다. 


그렇게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동물의 생명도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녀를 모욕하면서 부모를 좋아한다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어렸을 때 살아있는 개를 전봇대에 매달아놓고 몽둥이로 죽을 때까지 때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어떤 아저씨가 개를 잡아 망치로 머리를 부수어 죽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배를 갈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간을 꺼내어 저에게 맛을 보라고 주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개를 먹지 못했습니다. 


개가 사람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개의 생명이나 사람의 생명이나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물을 그렇게 막 대하는 것 자체가 하느님을 막 대하는 것입니다. 


사람들만 보잘것없는 이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연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도 다 보잘것없는 것들이고  그것들에게 하는 것이 곧 하느님께 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서도 물질적으로 아프고 가난하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만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가장 보잘것없는 이는 하느님으로부터 났지만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참 부모를 모르고 어떻게 영혼을 구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만큼 불쌍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그 사람들을 가장 안타깝게 보고 계십니다. 따라서 그들의 구원을 위해 선교하는 것이 곧 그리스도께 해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일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한 영혼이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 분은 당신이 생명을 새로 얻는 것처럼 기뻐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영혼이 옆에 있는데도 참 생명을 전해주려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창조하신 하느님께 대한 사랑도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의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당신에게 해 준 것이라고 하십니다. 


아내에게 사랑받으려면 장인장모에게 잘하면 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만드신 분께 사랑받기 위해 세상 존재하는 그분으로부터 나온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합시다. 


자연에 존재하는 생명의 소중함이나 내 옆에 있는 한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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